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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신학; 신앙

[미망이의 신학 서재] JEDP를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입력 : 2019. 12. 07 | A28

 

미망이의 평점
가독성│★★★
내용│★☆☆
소장가치│☆☆☆
보너스점수│☆☆☆
총점│4점

평점 기준
가독성
① 한 번에 읽기 쉬움 3점
② 두 번 읽어야 이해가 됨 2점
③ 세 번 읽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경우 1점
④ 세 번 읽어도 어려운 경우 0점

내용
① 독서 후 다른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함 3점 (다른 곳에 적용 가능성)
② 단순한 새로운 정보의 습득 2점 (다른 곳에 적용 가능성이 없음)
③ 새로운 정보 없이 기존 정보를 재편집 했을 경우 1점
④ 텍스트 오류 발견 시 0점

소장가치
① 평생을 두고 함께 갈 텍스트 3점
② ①의 경우에는 해당 되지 않지만 지인에게 한번은 추천할 텍스트 2점
③ 도서관에서 빌려볼 만한 책 1점
④ 안 봐도 그만인 텍스트 0점

보너스 점수
저자에 대한 호의감이나 감동 외에 기타 점수 1점


 

성서의 처음 역사

본서는 문서 이론에 입각하여 성서의 처음 오경을 구성하...

www.kyobobook.co.kr

성서 처음의 역사
로버트 쿠트·데이빗 오르드 지음
우택주, 임상국 옮김 / 한울아카데미
2017.03.20 / 528쪽 / 33,000원


신학을 공부하는 이로서 한 번쯤 JEDP 문서를 따로 나눠 읽고 싶었다. 이 기회를 과제로 이루어 꽤나 즐거웠다. 본문도 서두와 부록을 제외하고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내용의 구성은 가독성만큼 훌륭하지 않았다.

본문은 J문서 저자에 대해 기술한 내용이 한 곳 일목요연하게 정리되기보다 여기저기 산재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는 ‘왜 J문서가 개론서에 흔히 나온 것처럼 솔로몬 시대의 서기관이 아니라 다윗 왕정의 이데올로기를 위한 서기관이었을까?’라는 질문의 해답을 얻지 못한 채 독서를 할 수밖에 없다. 독자는 질문을 품고 독서를 진행하는 동안 본문의 종반부 부록에서 답과 마주친다.

저자의 해석인 기본 구조는 J문서가 다윗 시대 서기관이라는데 자신의 기본 구조를 서두에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검증하지 않은 가설로 해석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품게 만든다. 독자는 저자의 해석에 귀 기울이기보다 의심과 회의감 속에서 본문에 집중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저자는 J문서가 솔로몬 시대의 서기관이 아니라 다윗 시대의 인물이라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지 않은 것은 꽤 아쉽다.

 

 

통일되지 못한 문서설
수많은 J문서에 관한 이론
JEDP로 구분해 오경 나눠
현재도 다양한 이론 분화

명확하지 않은 분류 기준
내용과 신명 구분이 불일치
J 구분한 근거 명확치 않아
성서를 대하는 자세가 중요



◇J를 찾아 떠나는 여행
내가 수행할 과제는 스물여덟 개 단원에 각각 감상평을 적는 일이고 본문에 등장한 모든 성서해석에 긍정과 부정을 비롯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감상평은 이 글에서 큰 의미가 없기에 저자의 해석학적 방법에 대한 감상평을 다루려 한다.

그동안 J의 기록가를 솔로몬 시대 서기관으로 생각했다. 내가 아는 J에 관한 학설은 어떤 이론을 확실하다 단정 짓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했다. 19세기 구약학자 투흐는 1838년 오경은 두 개의 문서 자료(J·E)로 구성되고, 두 문서는 신명(神名)을 서로 달리 사용한 덕분에 확실히 구별된다고 주장한다. E문서가 주를 이루고 J문서가 E문서를 보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한 이유다.

문서설을 완성한 벨 하우젠(1844-1918)은 오경 구성을 JE, D, P로 나눠 각 자료의 생성 시기를 분열왕국(JE)─요시야 종교개혁시기(D·기원전 7세기)─바벨론 포로기(P)로 상정했다. 문서설이 등장한 초기에도 통일된 J문서 이론이 없었고 다양한 이론은 현대에도 마찬가지다.

반 시터스는 J문서가 D문서(신명기)보다 후대에 쓰인 문서라 주장했고 렌드로프(1925-2014)와 슈미트는 J문서가 포로기 때 신명기 역사와 같은 맥락에서 쓰인 문헌으로 봤다.

다양한 학설 중 저자는 J문서가 다윗 시대 서기관으로 보았고 이 주장은 새롭고 신선했다. 하지만 계속된 의문은 ‘어떻게 저자가 J의 문서층을 구분했을까’였다. 반대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학계에서 오경은 J, E, D, P, 총 네 개 문서층으로 구성되고 이것을 신명과 신학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네 문서가 단순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JE자료로 볼 때 매끄럽지 못한 창세기 본문

 


임희융 연구자는 논문에서 도표를 제시하고 J문서와 E문서를 단순히 신명으로 구분하는 것은 내용상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나의 완벽한 이야기를 신명으로 구분하면 내용의 흐름이 모두 깨지고 수려하게 이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J문서와 E문서를 나눌 때 신명을 제외한 명확한 근거와 기준을 제시해야 저자 논리가 완성된다. 아쉽게도 본문은 J문서를 구분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 기준 없이 저자가 제시한 J문서는 어디까지나 가설이고 나아가 저자 자신이 상정한 가설(J문서 기록가는 다윗 왕국의 서기관이다)을 뒷받침하기 위해 성서 본문을 임의로 산출해 놓았다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사회과학비평적 성서 읽기를 떠나
저자의 해석은 재밌고 신선하지만 스스로 가설을 입증하는 과정이 부족해 학계에서의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듯하다. 본인이 가진 신학적 위치에 따라서도 본문에 대한 평가도 상반될 듯하다.

그러나 저자가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든 못하든, 자신의 신학이 자유주의든 복음주의든, 상관없이 본문으로 성서를 공부하고 성서를 믿는 이들이 생각해야 할 한 가지는 성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아닐까. 자유주의든 복음주의든 자신의 선입견과 상관없이 본문을 살펴보면 우리는 본문에서 발견하는 것 하나가 있다. 우리가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한 본문에 대해 저자가 그 성서 본문이 가진 의미를 깊게 파고 들어가 해석하는 노고다.

그야 이런 해석 중 몇몇은 침소봉대(針小棒大) 형식으로 해석하지만 해석의 참과 거짓을 떠나 성서의 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탐구하는 자세가 모든 기독교인이 가져야 할 자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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