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과 승강장 틈새 사고는 직선 승강장이 아니라 곡선일 때 발생 빈도가 높았다.틈새 간격이 벌어지는 이유는 직사각형 전동차에 맞지 않은 곡선 승강장의 구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지하철 사고는 ▲출입문 관련 833건 ▲역구내 사고 518건 ▲열차내 사고 476건 ▲발빠짐 사고가 339건 발생했다. 이는 출입문·역구내 사고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사고 유형으로 매년 평균 60~70건 이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승강장별 사고 건수
출처: 서울교통공사·2025년 기준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역으로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4호선) 37건 ▲신촌역 21건 그 다음이 여자친구가 다쳤던 ▲고속터미널(7호선) 19건이었다.
지하철과 승강장 틈새가 13㎝ 이상인 곳은 전체 1277곳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2024년 업무보고에 따르면 1277곳 중 275곳만 안전장치를 설치해 전체의 78.5%는 방치 상태였다. 여전히 1002곳은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달부터 12월까지 자동안전발판을 589곳에 승강장 연단 경고등은 413곳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② 안전장치 설치는 ‘2005년 이후 지어진 역’에만 해당
28곳만 서울교통공사 책임
7호선 고터도 대상에서 제외
나머진 다쳐도 “알아서 하라”
지하철과 승강장 틈새에 발이 빠져 사고가 발생해도 서울교통공사에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
도시철도건설규칙에서는 차량과 승강장 사이 간격이 10㎝를 넘으면 실족 사고 방지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이는 2005년 이후 지어진 역에만 해당한다. 부칙에 “이 규칙 시행 당시 건설되었거나 건설중인 도시철도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2021년 인터렉티브 기사에서 1~9호선 역사 296곳 중 2005년 이후 공사한 역이 28곳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전체 역사 중 90%는 사고가 발생해도 서울교통공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5년 전 신촌역에서 휠체어 앞바퀴가 낀 사고를 당했던 장향숙 씨 역시 1·2심에서 패소한 데에는 이 같은 배경이 있었다.
여자친가 사고를 당한 7호선 고속터미널역도 마찬가지다. 1990년 착공해 2000년에 개통했기에 구조적으로는 제도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안전설비를 의무화하는 기준이 왜 새로운 역에만 국한하는 것인지, 국가나 지자체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③ 내부 사고 영상 요청해도 서울교통공사는 “없어요”
영상에는 모자이크, 시간도 안 보이고 화질마저 나쁘고…
본지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 3-4 승강장 근처 CC(폐쇄회로)TV 자료를 확보했다. 영상은 4분 1초 분량으로 사고 현장이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CCTV 상황을 재구성하면 지하철 문과 스크린도어가 열리자 시민들은 탑승하기 시작했다. 11초가 지나자 시민 서너 명이 기웃거리며 사고 현장을 목격하는 게 CCTV에 담겨 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가려져 여자친구가 틈새에 빠졌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서울교통공사가 공개한 이 영상은 전체가 모자이크 처리 돼 있어 여자친구의 뒷모습과 본지 주필의 얼굴이 간간히 보일 뿐이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이나 정확히 영상이 몇 시 몇 분부터 녹화 됐는지 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사실상 영상이 있더라도 사고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셈이다.
본지는 지하철 내부 영상도 요청했지만 서울교통공사는 CCTV 고장을 이유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여자친구 사고를 담은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할 수 없었다. 여자친구는 “타박상으로 끝나 다행”이라며 “재현씨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아찔하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