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13명 지음 | 한겨레출판사 | 232쪽 | 1만6800원
조국도 피하지 못한 ‘한국의 욕망’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함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남의 아들, 딸은 철저히 공정해야 하면서도 그 남의 아들과 딸을 짓이기기 위해 주황색 캡슐을 우황청심원 환처럼 먹어야 하는 남자 고등학생의 마음을 우리가 어찌 다 알까. 지은이 14명이 써내려간 책에는 한국 의 웃픈 현실을 고스란히 담았다.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보니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때론 가벼운 서사로, 때로는 진중한 이야기에 활자로 담겨 있다. 이 책을 기획한 소설가 장강명은 살아 있는 소설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수능을 만악의 근원으로 지목하면 한국의 문제가 해결 될까. 욕망의 학부모, 학생의 민낯이나 드러내면 될까.
“2020년대 작가는 1920년대 제국 경찰이 본 것과 느낀 것을 생생히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인간성을 억압하는 체제는 2020년대에도 있다. 2020년대 작가는 그에 대해 괴로워해야 하지 않을까.”(9쪽1문단)
그럼에도 소설가는 쓴다. 달라지지 않을 현실이라도 활자는 살아 남을 테니까.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하지 않으며 진심과 마주하는 수많은 미래의 독자들은 이겨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