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민아의 비명이 지민의 귀에서 들리지 않았다

열 차례에 이어진 기억 폭로 신氏 향해 “언니가 두려웠다” 회피성 사과로 분노한 피해자
2020년 07월 06일

배우 권민아(27)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AOA 리더 신지민(29·메인래퍼)의 가해 사실을 공개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지민은 그룹 탈퇴와 동시에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2020. 7. 4).

민아가 AOA 멤버였던 당시 지민으로부터 10년 간 정신적 가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소속사의 방관과 지민의 강압적 행동이 비판을 받았다.

◇두려움의 대상이 신지민이었다는 기억의 조각들
문제는 이 같은 신 씨의 가스라이팅(gaslighting)에 소속사는 개입하지 않았으며 방관만 했다는 지적이다. 권 씨는 분노 속에서 소셜미디어에 열 차례의 게시물을 올리며 ▶아버지 임종에 대한 슬픔을 묵살하려는 신 씨의 강압적 행위 ▶매니저를 통해 따돌리려 했던 상황 ▶살 좀 찌라며 모욕을 일삼은 행동 ▶손찌검 ▶연습실에서 취침해야 했던 괴롭힘 ▶멤버들을 험담하며 욕설을 가한 행위 ▶유서를 작성 할 때까지의 심리 상태를 게시글로 보이며 “나의 두려움 대상은 언니”라고 폭로했다.

고통을 호소하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게시물을 올리기까지 신 씨는 어떠한 해명도 않은 채 “소설”이라고 밝히면서 권 씨의 분노를 자아냈다. 권 씨의 기억에는 신 씨의 강압적 행동과 가스라이팅 그 자체였다. 연이어 열 차례로 이어진 폭로 게시물은 급기야 신 씨의 내밀한 사생활까지 알려지면서 현 멤버와 매니저, 신 씨가 직접 권 씨에게 찾아가면서 일단락되었다.

◇사과가 없는 신지민의 사과문
사과문 396자로 이뤄진 신지민의 사과에는 피해자 권민아에게 보내는 사과 메시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제가 민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울다가도 빌다가 다시 울다가 그럼에도 그동안 민아가 쌓아온 저에 대한 감정을 쉽게 해소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죄송합니다. 어렸을 때 당시의 나름대로 생각에는 우리 팀이 스태프나 외부에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20대 초반이었지만……. (중략)”

저녁 6시 30분 경, 리더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외부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했기에 불가피했다는 사실상 자신의 잘못을 직접적으로 책임지지 않은 사과문을 게시해 대중에 뭇매를 맞았다. 권 씨에게 직접적인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대중에게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메시지만 남겼을 뿐만 아니라 수정 전 원본 게시물에는 “우리 멤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사과만 담겨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마지막 문장마저 “우리 멤버들과 민아애개…”가 “우리 멤버들과 민아에게”로 바뀌면서 진정성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아이돌의 가스라이팅
매니저 통해 따돌리려 한 증언
이어지는 수차례 정황과 증거
피해보상 대신 사과를 요구해

사과 없는 사과문
396자 사과문에 당사자 없어
리더로서 해야 할 일로 회피
소속사도 사과를 회피했다

◇마지막 폭로에 비로소 입을 연 소속사
정작 피해 당사자인 권 씨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권 씨를 강압적으로 대했다는 사과문과 달리, 권 씨는 신 씨의 공동생활을 영위하던 숙소 내에서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본인부터 바른 길로 가라”고 비판했다. 적절하지 못한 사생활 증언에 공동생활을 해야 할 숙소에서 처신이 바르지 못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신 씨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어떠한 입장문도 발표하지 않았고 한밤 중 기습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했다(2020. 7. 5). 208자로 구성한 소속사 입장문은 신 씨와 마찬가지로 권 씨에 대한 어떠한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도 없었다. 신 씨가 그룹 AOA를 탈퇴하고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할 것이며 소속사가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사과가 전부였다.

권 씨 집을 방문한 신 씨의 태도도 문제였다. 정중하게 사과해야 할 가해자가 피해자와 실랑이를 벌이며 “자기가 죽으면 되느냐”고 말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로한 권 씨의 건강과 안위를 걱정한 팬들은 게시글과 댓글로 소식을 물었고 권 씨 소속사 우리액터스는 “걱정 안하셔도 된다”며 상황을 설명하며 사태를 진화했다.

◇어느날 갑자기 터진 분노가 아니었다
권 씨의 기억이 재소환 된 이유에는 여러 정황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지난 해 7월 배우로 전향한(2019. 7. 2) 권 씨는 올해 6월 반려견 호동과 이별을 맞았고 할머니의 서거를 겪었다. 설상가상 길에서 당첨된 한 화장품 회사의 이벤트로 접촉성 피부염에 걸렸고(2020. 6. 30), 마사지 및 관리를 받고도 기초 화장품만 100만원 어치를 구매했음에도 제품을 뜯었다는 이유로 환불이 어렵다는 답변을 듣자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이와 중에 계정 yonipppp_를 사용하는 회원이 소셜미디어 메시지(DM)를 통해 악성 메시지를 보내며 권 씨를 힘들게 했고, 이에 답변하려는 마음으로 게시물을 작성하면서 신 씨의 가해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메시지는 공연성이 없어 모욕죄나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 이를 악용해 악성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FNC와 신 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고 권 씨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으며 사진도 찍는다

배우 권민아가 입을 열었다(2020. 8. 14). 문화예술 미디어 bnt 인터뷰에서 폭로 사태 이후 근황을 소개했다.

사건 이후 그림 그리기, 독서, 촬영, 심리 치료를 받고 글도 쓴다고 밝힌 권 씨는 “화장품에 조금 예민해 직접 만드는 건 어떨까 싶어 만든다”며 화장품 브랜드 CEO를 꿈꾼다고 전했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에 관한 bnt 질문에 “그림 그리고 싶어도 생각하는 게 전부였다”며 “무언가 하고 싶다면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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