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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기는, 에트

낯섦

입력 : 2021. 03. 04  03:21 | 디지털판

 

갈대밭 서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에서 낯섦과 마주한다. 낯섦, 너라는 낯섦 앞에 서노라면. 나는 분노를 느낀다. 너를 대하지 못해서, 만지지 못해서 한탄한다. 낯섦이니까.

 

또 하나의 낯섦이 떠난다. 화가 난다. 낯섦을 받아들일 준비도, 용기도 없어서 화가 난다. 무능한 사람들 목소리에 힘없이 떠나는 낯섦을 잡지 못해서 슬퍼한다.

 

저 갈대는 수없이 서 있거늘. 이리 날고 저리 나느라 떠나가는 낯섦을 보고만 있는다. 그 얼굴 바라만 보더라. 슬퍼하고 분노할 시간 하나 없이.

 

故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빕니다.

 

 

I know you said
Can’t you just get over it
It turned my whole world around
And I kind of like it

네가 이렇게 말한 걸 알아
그냥 그 일 잊어버려
그 일은 내 세상을 완전히 바꿔놨고
난 그게 오히려 마음에 드는 걸

……

It’s a sad sad story
when a mother will teach her daughter
that she ought to hate a perfect stranger

어머니가 딸에게
완전한 이방인은 싫어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건 정말 슬픈 일 아닌지

The Chicks, “Not Ready to Make Nice”, The Essential Dixie Chicks,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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