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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사 시작 무렵 문 씨, 성서 구절 인용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자유의새노래 2018. 2. 3. 21:48

입력 : 2017. 09. 18 | 수정 : 2018. 09. 02 | 지면 : 2017. 09. 26 | A17


피해자 희원 씨에게 자신의 감정을 밝힌 문대식 목사

문 씨의 파렴치한 행동이 경찰 수사가 임박한 시점에서 드러났다.

   뉴스앤조이는 희원 씨가 다녔던 학교 내에 상주하고 있는 미션스쿨의 교목 A목사와 통화했다. 교목 A목사는 희원 씨를 상담하며 “많이 힘들어했다”고 회상했다.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 저를 찾아왔어요. 몇 번을 와서도 무슨 일인지 시원하게 털어놓지 못했어요. 직접적으로는 얘기를 못 하고 ‘목사님, 저 큰일이 있는데 말을 못하겠다’고만 하더군요. 안 되겠어서 결국 따로 상담실로 불러 자세한 내용을 듣게 됐어요. 들으면서 많이 놀랐고 같은 목사로서 미안했지요.”


   희원 씨의 첫 고등학교 생활에 대해 “희원이가 고등학교 입학하고 적응을 힘들어했어요. 그러다 1학년 가을쯤에 문대식 목사 만나고 늘기쁜교회 다니면서 학교에 적응을 했는데, 그 목사님을 만난 게 자기에게는 큰 복이라고 학교에서 자랑하고 그랬어요”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같은 반 친구들이 ‘희원이 이단에 빠진 거 아니냐’고 할 정도였죠. 그 정도로 문 목사를 존경했는데 그런 일을 당하니 애가 충격이 상당했죠. 상담할 때마다 엄청 울었어요”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씨는 경찰 조사가 시작 될 무렵, 희원 씨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혹시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차단했을까 싶어 카카오톡으로도 보냈다. 때는 2015년 12월 23일이다. “형사님에게 정중한 연락을 해 봐도 될 거라는 허락 같은 조언을 듣고 문자 하니 꼭 읽어 달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며 희원 씨에게 “미안하다”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문자메시지 대부분을 자신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든지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문 목사를 만나고 자랑해
학교 교목, “입학하고 적응 힘들어 해…

문 목사 만나고 교회 다니며

그를 만난 게 자기에게 큰 복이라고 말해”


경찰 조사 시작되자 문자보내

문 목사 “재판해서 이기겠다는 것 아니다”면서도

“고통을 문OO(딸)이 받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감정 호소해


불의 당하는 게 낫다는 문 씨
“차라리 불의 당하는 게 낫지 아니하며

속는 게 낫지 않느냐”는 고전 6장 인용


   “감옥에 갈 짓을 하다니… 경찰서에서 초라하게 잡혀 있다니… 너도 경찰서에서 내가 한 짓을 그렇게 길게 다 얘기하며 또 힘들었겠구나 생각했다. 미안하다. (중략) 나는 형사님에게 처음 연락받고 바로 감옥 가고 모든 사람이 알게 되는 줄 알고 수소문하다 얼떨결에 법무법인을 알게 되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문 구한 것이다. 오해 없었으면 좋겠다. 잘못 안 했다거나 너랑 재판해서 이기겠다는 것이 아니다.”

   문 씨는 희원 씨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며 두렵고 외로웠다고 밝혔다. “고소된 얘기를 듣고 생애 처음으로 경찰서에 가야 하기 전, 8일 동안 넋이 나간 모습으로 동네를 많이 걸었다. 고소당하고 모든 것을 잃고 모두가 내게 손가락질하고 욕할 것을 예상하니까 자살자들의 마음을 알겠더라. 천국과 지옥이 연결되었다. 한강도 가 봤다. 뭐 죽을 용기도 없는 놈이지만. 변호사도 자살하지 말라고 하더라.”

   자녀 이야기를 하자 그는 “어떻게 목사라는 사람이 고등학생에게 그런 짓을 해놓고 어린 딸을 언급할 수 있느냐”며 기자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가 “다만 네가 받은 고통을 문OO(딸)이 받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뉴조는 기사에서 “늘기쁜교회 교인이라면 문 목사의 자녀들을 알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 씨는 자신의 가족을 걱정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나 혼자 대가를 치르는 고통이라면 달게 받겠는데, 나 때문에 너뿐만 아니라 내 가족과 친척, 늘기쁜교회, 모든 기독교인, 더 비웃을 비기독교인, 그리고 이 알려진 사건이 너라는 것을 알게 될 사람이 있을까 두렵다. 이걸 네가 알고도 고소했을 테니 얼마나 내게 화가 났나 알 것 같다. 정말 미안하다. 사실 경찰서에 오지 않고 이대로 묻히면 나는 너무 잘 살고 너만 힘들다는 것이 많이 미안하긴 했다.” 하지만 정작 희원 씨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내 그를 괴롭게 했다. 끝내 희원 씨 어머니는 문 씨와 주변인의 거듭된 합의 요구에 견디기 힘들어했고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고린도전서 6장에 나온 “너희가 피차 고발함으로 너희 가운데 이미 뚜렷한 허물이 있나니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를 인용한 문 씨에게 희원 씨는 “한때 기독교인이셨으니 밑의 구절을 읽고 사모님과 자녀들에게, 저에게, 교인들에게 그리고 하나님께 평생 용서받지 못할 짓들을 그동안 해 왔다는 걸 깨닫길 바랄게요”라며 마태복음 5장을 인용했다.

   “또 간음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그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요 속이는 일꾼이니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 자들이니라 이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니라 사탄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 그러므로 사탄의 일꾼들도 자기를 의의 일꾼으로 가장하는 것이 또한 대단한 일이 아니니라 그들의 마지막은 그 행위대로 되리라”

   문 씨는 2017년 7월 2일, 푸른교회에서 성령강림절 기념 설교를 끝으로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뉴스앤조이 기사에 한 교인은 “설교할 때부터 알아 봤다. 삭꾼”이라는 비난에서 “좀 더 상황을 살펴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느냐”, “더 굳건히 기도하자”는 주장까지 다양한 댓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