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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퍼피레드 두 번째 서버 종료… 본사는 깜깜 아요만 ‘방긋’

12월 1일 완전한 서버 종료

 

서비스 1주년이 되기도 전에 당면한 회사 내부 재정상황 문제로현재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어 퍼피레드 서비스 또한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퍼피레드 개발사 컬러버스가 지난 1일 돌연 퍼피레드 서버 종료를 발표했다.(2023.11.01) 지난해 8월 문을 연 퍼피레드가 14개월 만에 다시 문을 닫는 상황인 것이다.

 

이날 이용수 대표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2일 결제 서비스와 앱 다운로드를 중단했다. 회원들은 뒤늦게 삭제한 앱을 설치하려 했으나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찾을 수 없어 혼선을 빚었다. 회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과 예상했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2016년 서버 종료 이후 두 번째 서버 종료를 맞은 것이다.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가 1일 퍼피레드 서버 종료를 발표하자 5일 회원들이 장례식장을 열어 퍼피레드 서버 종료를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가 1일 퍼피레드 서버 종료를 발표하자 5일 회원들이 장례식장을 열어 퍼피레드 서버 종료를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가 1일 퍼피레드 서버 종료를 발표하자 5일 회원들이 장례식장을 열어 퍼피레드 서버 종료를 기리는 행사를 가졌다.

 


불편한 문제들 호소해도 사측 답변은 늘 ‘소나기 피하기’

카카오 메타버스 침몰에 타격 3분기 순손실만 89억 울상

③주력 콘텐츠에 집중하기보다 무관한 요소에 재미는 뚝
④앙상한 폐허 하이퍼피레드 월세만 1200만원 ‘강남 알짜’

 

 

 

 

①오픈 첫날부터 삐걱 | 느려터진 게임 접속·저세상 UI·폰 발열에 울화통만
6년 만에 문을 연 퍼피레드는 시작부터 혼선을 빚었다.(2022.08.30) 접속조차 불가한 사태로 번진 것이다. 게임 접속은 이틀 지나서야 가능했다.

 

게임이 느리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PC에서 모바일로 재탄생한 퍼피레드 M은 불편함 그 자체였다. 게임 도중 채팅창을 열고 닫는 일부터 시작해 발열까지 문제는 다양했다. 발열은 초기에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개선해야 할 사항은 쌓여 있었다.

 

아바타와 파크 꾸미기가 주 콘텐츠인 퍼피레드는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초반부터 줄기차게 제기됐다. 손가락으로 일일이 아이템을 배치하는 게임 특성상 S펜처럼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파크 꾸미기가 어려웠다. 아이템을 붙잡아 옮겨야 함에도 붙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어 회원들의 불만이 터지기도 했다. 아바타가 입을 옷도 옛 아이템이 다수라 디자인 감각이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UI도 디자인 후퇴라는 평가다. 사용자 편리에 따라 구성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불편을 초래했다.

 

무거운 앱, 불편한 채팅, 어려운 파크 꾸미기는 서버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도 여전했다. 퍼피레드의 주력 콘텐츠가 온전히 해결되기도 전에 서버 종료가 결정되자 회원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사측은 노력해서 고쳐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소나기 회피성 답변이란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8일 찾아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퍼피레드 본사 컬러버스는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안내문에는 ‘택배·우편은 이곳에 놔달라’는 문구 아래 ‘피플팀’ ‘경영지원팀’ 담당자 연락처만 쓰여 있었다.
지난 18일 찾아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퍼피레드 본사 컬러버스는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안내문에는 ‘택배·우편은 이곳에 놔달라’는 문구 아래 ‘피플팀’ ‘경영지원팀’ 담당자 연락처만 쓰여 있었다.
지난 18일 찾아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퍼피레드 본사 컬러버스는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안내문에는 ‘택배·우편은 이곳에 놔달라’는 문구 아래 ‘피플팀’ ‘경영지원팀’ 담당자 연락처만 쓰여 있었다.
지난 18일 찾아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퍼피레드 본사 컬러버스는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안내문에는 '택배, 우편은 이곳에 놔달라'는 문구 아래 '피플팀' '경영지원팀' 담당자 연락처만 쓰여 있었다.

 

컬러버스 본사는 깜깜했고 퍼피레드 마스코트 아요만 방긋 웃고 있었다.
컬러버스 본사는 깜깜했고 퍼피레드 마스코트 아요만 방긋 웃고 있었다.



②불투명한 수익 구조 | 매출은 6억인데 적자는 115억… 배꼽 큰 ‘증손회사’

퍼피레드 개발사 컬러버스가 올해 초 직원 40~50명 구조조정에 나섰다. 카카오호(號) 메타버스 플랫폼 출시 무산이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컬러버스 지배 구조

컬러버스는 작년 9월 카카오게임즈·넵튠과 메타버스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카카오는 지적재산권을 확보해 컬러버스 플랫폼으로 오픈형 3D 메타버스 커뮤니티를 구축하려 했지만 수익성 문제로 사업을 축소했다.


이는 게임업계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 넥슨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연결 기준 매출 1조9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 올랐지만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2647억원에 영업이익 226억원으로 전년보다 14%, 48% 감소해 부진한 성적을 냈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남궁훈 대표의 퇴진, 시세 조종 혐의에 따른 카카오 임원 구속, 문어발식 자회사 청산 과정에서 메타버스 출시 계획이 밀려난 것이다. 컬러버스는 카카오게임즈의 증손회사이자 넵튠 자회사다.


컬러버스 사정도 녹록치 않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6억원에 영업적자 1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연결기준 영업수익 5억원에 당기순손실은 89억원으로 마이너스다. 컬러버스는 올해 6월과 8월 각각 15억원과 10원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모두 운영자금 조달이 이유였다. 전환사채는 투자자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다.


국내 메타버스 사업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면서 컬러버스도 퍼피레드 서버 종료로 완전히 고꾸라진 것이다.



③콘텐츠가 없는 게임 | 주구장창 파꾸만… 육성·경영도 아닌 애매한 장르
앱 분석 회사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는 리니지M’이었다. ‘나이트 크로우’ ‘오딘:발할라 라이징’ ‘세븐나이츠 키우기’ ‘리니지W’순으로 하우징 게임이 아닌 RPGMMORPG가 시장을 점유했다.

 

퍼피레드에서 각광받는 주력 콘텐츠는 파크 꾸미기아바타 꾸미기. 이외 낚시’ ‘아기 키우기’ ‘퍼피랜드’ ‘파티등 다채로운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무거운 앱, 발열 등의 문제로 회원들을 붙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육성에 치우친 게임도 아니면서 수백 명 이상이 한 파크 안에서 활동하는 MMORPG와도 거리가 멀다.

 

아바타 아이템도 부족할뿐더러 회사가 일일이 아이템 제작에 나서야 한다는 특징도 있다. 복수의 퍼피레드 회원은 아바타 입혀줄 옷을 사고 싶지만 오랜 느낌의 스타일이라 구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벤트도 반복 활동인 낚시나 정기적인 출석, 사진 찍고 인증하기 등 주력 콘텐츠와 무관해 흥미도를 감쇄하는 효과를 낳았다.

 

게임 분위기를 흐리는 회원 처벌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원은 처벌만 제대로 했어도 회원들이 게임을 그만두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퍼피레드 오프라인 카페 하이퍼피레드가 올해 3월 문을 닫으면서 현재까지 폐허로 남았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강남 한복판에 있는 카페 시세는 전용면적 82.6㎡에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1200만원으로 드러났다.



④불필요한 사업 전개 | 게임사가 카페를?… 폐허로 전락한 ‘하이퍼피레드’
본지가 찾아간 하이퍼피레드는 올해 1월과 달리 앙상한 폐허였다. 컬러버스 오프라인 카페로 간단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작년 11월 문을 열어(2022.11.11) 3월에 폐점했다.(2023.03.26)

 

퍼피레드 회원 다수는 하이퍼피레드 운영 방향에 의문을 제기했다. 게임 개발에 자금을 털어놓아도 모자랄 판에 카페 운영까지 하느냐는 입장이었다.

 

현재 하이퍼피레드가 철거된 건물의 현재 1층 시세는 보증금 15000만원에 월세 1200만원이다. 전용면적 82.6에 관리비 10만원이다. 강남역에서 6분 거리로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핫플레이스다.

 

본사 역시도 깜깜했다. 강남구청역 인근에 있는 컬러버스 본사는 굳게 닫혀 있었고 유리문에 붙은 로고 옆에는 외부인 출입금지만 덩그러니 있었다. 내부는 어두웠고 아무도 없었으며 아요가 씩 웃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