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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러블리즈덕질일기

[Alwayz2] 러블리즈와 일러스트가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루다

입력 : 2019. 08. 05 | 수정 : 2020. 01. 13 | C7

 

 

 

다소 오래된 건물임에도 최상의 무대
섬세하게 마련한 무대와 역동적 화면
러블리즈 멜로디와 하나 되어 선보여

돌출무대 전광판엔 러블리즈 정체성
움직이는 전광판에 네 개의 화면 연출
사고 발생에도 유연한 수습으로 재개

 

건물에 들어서고 자리에 앉자 오래된 건물임을 직감했다. 여러 대형교회를 돌아다니며 체득한 건물의 노화를 평범한 나조차 느낄 정도였다. 2013년 입당한 사랑의교회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입이 벌어질 만큼 멋들어진 여러 대 카메라, 다양한 퍼커션(percussion)과 비교하면 곤란할 테지만 올림픽홀이 가져다준 오래된 건물이란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대개 러블리즈 콘서트하면 올림픽홀, 아이마켓홀, 블루스퀘어를 떠올리듯 러블리너스에게 올림픽홀은 명철 때 찾아가는 친가(?) 같은 분위기다. 러블리즈는 콘서트를 이번에만 다섯 번을 치뤘다. 거사(擧事)를 치르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데.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물거품이 되기 쉽다. 다섯 번째 콘서트지만, 매번 같은 곡에 비슷한 무대라면 매 주일 아침마다 의무감을 가지고 찾아가는 오순절 교회와 다를 게 없어진다. 그래선지 매 콘서트마다 무대에 신경을 쓴 듯하다.

 

교회 예배당이 현대 예술 공연장과 다르지 않아 인상적이다. 사진은 지난 2014년 9월, 사랑의교회 예배당에서(2014. 9. 9).
우리나라 대형 공연장이 턱 없이 모자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 개의 움직이는 전광판
올림픽홀은 생각보다 오래된 건물이 아니다. 2003년 신축해 2010년 리모델링해 오늘에 이르렀는데, 건물이 가져다 준 느낌과 달리 기획사에서 준비한 콘서트는 섬세했다. 소리 없이 움직이는 세로로 긴 LED 전광판 네 대와 중앙 스크린 하나. 벽면에 부착된 대형 전광판이 멀리서도 러블리즈를 볼 수 있게 했다.


지난 해 팬미팅 ‘러블리데이2’와 달리 정면 전광판엔 주변부가 깔끔했다. 직사각형 전광판은 움직일 수 있어 멤버 네 사람씩 카메라에 담아 인체 구조에 어울리는 화면 연출이 가능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돌출무대 바닥의 전광판엔 러블리즈 앨범에 알맞은 정체성이 화려하게 빛났다. ‘안녕(Hi~)’을 부를 땐 정규 1집 정체성을, ‘그날의 너’땐 미니 4집 정체성을 띄워 섬세하다고 느꼈다. 시원한 바닷물이 밀려드는 올웨이즈2(Alwayz2) 로고는 그야 말로 사이다. 이 아이디어를 낸 기획자는 누구일까?

 

 

◇아름답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던 일러스트
그릇도 중요하지만, 내용물도 만만찮게 중요하다. 특히 ‘졸린 꿈’(미니 3집)에 수놓은 별똥별과 주위에 떠다니는 등은은한 필라멘트 조명 빛은 감성에 젖게 만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러스트다. 전문가니까, 업(業)이니까 후딱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을 테지만. 이번 콘서트가 보여준 러블리즈 내러티브로 살펴보자면 놀이공원으로 우리를 안내한 러블리즈와 함께 별똥별을 보며 기억에 잠긴 듯, 광활한 우주의 하늘을 보이며 그 광경에 압도당했다.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게임기를 돌리자 전광판이 양쪽에서 열렸고 그 사이에 러블리즈가 등장하며 노래 부른 ‘LOVE GAME’(미니 6집)은 컬러풀한 노래의 특성을 살렸다. 첫째 날 특별한 무대로 선보인 ‘A Whole New World’(알라딘 OST)와 ‘감사’(김동률), ‘선물’(멜로망스) 가사를 한데 모아 전광판 자막으로 띄워준 친절함 덕분에 가사와 함께 감상했다. 고딕이나 명조체 대신 필기체로 채운 전광판에 멜로디를 따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됐다. 교회에서도 사용 중인 타이포그래픽을 가사에 입히자 ‘연예인’(싸이)은 순식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뛰도록 분위기를 달구었다.

 

졸린 꿈을 꾸는 너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린 ‘졸린 꿈’의 무대는 전광판 속 일러스트와 함께했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역동적 카메라가 가져다 준 즐거움
다른 아이돌 콘서트를 가본 적 없어 비교하긴 힘들지만 역동적 카메라도 러블리즈 콘서트의 분위기에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콘서트도 여느 때와 같이 역동적으로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을 화면에 담았다. 케이 파트일 땐 케이를, 베이비소울 파트 때 소울이를 딜레이 없이 전환해 깔끔하게 영상으로 송출했다. 바꿔야 할 화면을 파트별로 외우거나 익혔다는 얘긴데, 그거 참 쉽지 않다. 대형교회야 찬양팀 전체 앵글을 잡거나 리더만 잡으면 그만일 텐데 말이다.


첫 날과 둘째 날 이틀 간 보이지 않던 크레인카메라가 비로소 마지막 날에 자취를 드러냈다. 러블리데이2처럼 크레인카메라도 전광판에 송출하면 좋았을 텐데. 하루만 대여하다보니 이번 콘서트에선 앵글 샷을 확인하지 못했다. 러블리즈만 보면 좋을 테지만, 올림픽홀 크기가 가져다주는 압도적 분위기를 위해서 크레인카메라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잔잔한 멜로디의 감성을 전할 때도 그렇다. 크레인카메라만큼 표현할 수 있는 앵글이 없기 때문이다.


네 명 유닛으로 무대를 보여줄 땐, 긴 전광판에 조용히 멤버들을 옮겨 놓은 아이디어도 기막혔다. 좌우 벽에 달린 스크린보다 세로로 더욱 길기 때문에 적당한 비율이기 때문이다.

 

꽃 그림 말고, 케이의 존영(尊影)을 패턴으로 복사해 넣…. 사진은 지난 해 러블리데이2 행사를 마치고 나서(2018. 7. 29).

 

◇섬세한 무대에도 발생한 사고
올림픽홀 1층 후면은 2층과 닿을 높이의 경사진 좌석으로 형성할 수 있다. 하지만 1층 전체에 플라스틱 의자를 배치했고 1층 가장 마지막 좌석엔 음향 조절을 위해 준비하다보니 경사진 좌석을 들여오지 못한 듯했다.


사고도 발생했다. 둘째 날 ‘미묘미묘해’(미니 4집)가 시작할 무렵, 중앙 스크린이 꺼지는 사고였다. 좌측 흰색 직사각형 전광판이 보이기에 기다렸지만 주위에서 우려한 팬들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오랜 시간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가끔 멤버의 단독 샷을 놓치는 실수도 있었지만 송출은 무난히 진행됐다. 지수의 인이어(in-ear)가 고장 나기도 했지만 급히 수습해 공연에는 무리가 없었다.


무대와 관련 없지만, 2층에 위치한 스태프도 친절했다. 어찌나 몰찍(몰래 콘서트를 촬영)을 잘 잡아내던지. 기회가 되면 다른 걸그룹 콘서트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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