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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신앙/신앙칼럼

[신앙칼럼] 역(逆)전도 전도법 입력 : 2021. 02. 12 22:20 | A27 학부 3학년, 전도실습 과목이 싫었다. 1학점 과목이라 한 시간만 채우면 그만이라 생각했거늘. 조별로 묶이고서 처음 대면한 후배들이 날치기로 조장부터 만들어 한 숨이 나왔다. 매주 기도문을 정갈하게 디자인한 문서로 배포하고 보고서까지 써야 할 운명을 직감으로 깨달았다. 교수를 원망했다. 압권은 우리 조 최고로 연장자 목사 사모님 미소였다. 이미 웃으며 다가오는 교수와 짜고 쳤다는 걸 알았다. ‘아, 이분의 교회에서 무급 전도해야 하는구나.’ 문제는 전도하러 나갈 무렵부터 발생했다. 전도는 해야 한다. 전도실습이잖은가. 약속 시간을 정했다. 조금은 늦어도 모두가 도착해 출발했다. 이상했다. 카페에 도착했더란다. 점심 먹고 만나자기에 짧게 전도하고 돌아가.. 더보기
[신앙칼럼] 철딱서니 없는 말 입력 : 2020. 12. 23 07:30 | A27 되게 예쁜 선생님과 근무한 일이 있었다. 정말 예뻐서 일하는 게 일하는 것 같지 않을 정도였다. 자고로 노동은 피하고 싶고, 하고 싶지 않아야 정상이라던데.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수백 권의 책을 들고 나르고 한국십진분류표대로 정리해야 했던 여름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금욕이 일주일이나 가능했다. 완전 성령의 힘이었다. 선생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신자가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선생님이 점심을 먹고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신앙 이야기를 자연스레 꺼냈다. 전공이 신학이니까 처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는, 아예 단어가 된 한 문장을 물음표로 꺼내자 다소 부담스러웠다. 이미 교회에서 여름 수련회를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었고, .. 더보기
[신앙칼럼] “나무를 잡고 기도한들” 입력 : 2020. 05. 11 | 수정 : 2020. 05. 11 | A29 방학이 되면 각 교회의 전도사들이야 말로 곤욕을 치른다. 여름이 되면 여름성경학교나 수련회 준비로 바쁜 것이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아야 새해, 남은 학기를 순탄하게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인데 주바라기도 있고, 기독교캠프코리아도 있고, 별의 별 사경회, 부흥회 중에서 전도사들도 큰 맘 먹고 가게 된다는 흰돌산기도원은 단연 베스트다. 10년 전만 해도 윤석전 목사가 단 위에 서면 설교만 4-5시간은 상회했고, 찬송 한 시간, 통성기도까지 포함하면 새벽 2시 넘어 한 집회가 끝나기도 했다. 그래서 3박 4일이지만 매 겨울을 기대했다. 다니던 교회도 흰돌산기도원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죄에 대한 강한 책망, 예수 피를 .. 더보기
[신앙칼럼] 인스턴트 신앙 입력 : 2020. 02. 09 | 디지털판 신학교에서 기도 배틀을 한 적이 있었다. 누가 기도빨이 잘 먹히나 내기였다. 상대는 수십 년을 오순절 신앙으로 무장한 동기, 한 놈은 걸그룹 믿는 이단아. 서로가 서로를 겨냥한 채 너의 기도가 응답되면 오늘부로 신앙 그만두겠다고 삿대질 했다. 이렇게 된 까닭엔 신앙으로 병 고쳐야 하지 않겠냐고 싸워댄 탓이다. 오순절 신앙을 고수한다잖은가.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수준은 아니나, 유사 안아키(?)라 생각한 배경에는 영분별과 치유의 은사를 운운한 단언 때문이라. 한국교회에는 다양한 기도 방법이 존재한다. 금식기도, 대적기도, 선포기도, 부르짖는기도, 관상기도, 땅밟기기도, 호흡기도, 방언기도, 중보기도, 주여삼창. 대게 ○○기도 호칭하는 분일수록 영적인 .. 더보기
[신앙칼럼] 잘 되어도 은혜, 못 되어도 은혜, 모든 것이 은혜 입력 : 2019. 05. 07 | 수정 : 2019. 05. 08 | A22 살다보면 절대 웃으면 안 되는 상황임을 느낄 때가 있다. 호시탐탐 떠드는 아이들을 노리던 선생님 눈빛을 피해 우연히 걸린 옆 자리 친구 녀석의 엉덩이에 불이 날 때면 긴장감은 배가 되었지만. “으잇!” “호잇!” 소리로 추임새를 낼 때면 다들 끅끅대고 웃음을 참아냈다. 깨져버린 맥락 속 군생활도 그랬다. 총기 수여식을 앞둔 훈련병 신분에 중대장 훈련병이 내뱉은 “충성” 소리가 그날따라 “쫑성!”으로 들릴 때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남들 다 진지한데 왜 나 혼자만 웃는 건가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절대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은 교회서도 이어졌다. 나도 눈물을 흘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 막 출소해 모든 일이 하느님의 은혜라.. 더보기
[신앙칼럼] 내일학자의 가면 입력 : 2018. 10. 23 | 지면 : 2018. 12. 18 | A21 그다지 교회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던 외삼촌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교회는 헌금 많이 내면 전도사되고, 장로 되는 줄 알았지. 아니었나?” 종교라는 신성을 생각해보면 화딱지를 내며 “그렇지 않다” “오해다” 변명했을지 모른다. 이론과 실재는 다른 법. 학교에서 같이 신학을 공부하던 집사님과 대화를 나누다 집사님네 목사님을 만났다. 누구보다 공손하고 깍듯한 모습에 깜짝 놀라 생각했다. ‘하긴, 영지자연자유주의 신학하는 흙수저 교인을 어느 목사가 좋다고 잘해주겠나.’ 인사를 하든 말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가면 쓰고 돈 많은 집사에게 깍듯해지는 목사만큼 가면 쓰고 박사인 척 책을 내는 자칭 학자들도 문제다. 유독 서점에 가면 기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