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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돼지야


 

스치는 머리맡 햇볕에 스며든 단어들

‘좋아해’ ‘사랑해’ ‘애정해’ ‘내 거야’

또 뭐였더라

곰곰이 감았다 뜨기를 두어 차례

시린 발바닥 비비다 떠오른 그 말

“돼지야”

죽는다 한 마디에 아침을 연다

 



밤은 인간의 감정을 과장하고 왜곡한다. (……) 그 기분들은 반쯤은 가짜다. 감정을 쥐어짜고 부추긴 결과물들이다. 그러나 자고 일어난 아침은 모든 감정이 민낯 그대로다.’(구달, 12) 뜨거웠던 밤이 지나고 사랑해’ ‘좋아해속삭이던 목소리가 햇살에 가려졌다. 남은 것은 너와 나의 민낯. 어제의 고백을 되새김질한다. 마지막 나를 미치게 만든 그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무슨 말이었을까, 무슨 말이었을까. 떠오르려한 순간. 짜증나면서도 웃게 만드는 애증의 목소리에 아침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