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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될…지…어…다” 구선원의 세계에서 날 구해줘: 「구해줘1」

 

대놓고 종교사기를 친다는 점에서 구해줘2보다 현실에서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3년 간 무지군에 종교 단체 구선원을 세워 포교 활동을 버리고 잠적하려는 사이비 종교인을 다룬다.


◇사이비의 목적은 단 하나, 너의 몸
 스포일러 주의    구선원도 주인공 상미네 가족의 어려운 상황을 알아차려 접근한다. 사람의 약한 부분을 건드려 자기 편으로 만들려는 술수. 따라서 어려워하는 이웃을 케어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실감한다. 집도 구해주고 일할 데도 마련해 주면서 가족의 사적인 공간을 하나 둘 점령해 간 교주 백정기의 목표는 단 하나다. 상미의 몸.


고등학생 이후로 다시 마주친 상미 친구 촌놈 4인방 한상환·석동철·우정훈·최만희는 구선원에 붙잡힌 상미를 구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동철은 직접 구선원에 가입했고, 상환과 정훈, 만희는 바깥에서 조력을 결의한다. 그럼에도 사이비 단체 구선원은 다양한 정치인과 수사기관과의 결탁으로 탄탄하다는 현실의 벽 앞에 선다.


◇약한 자를 건드리는 사이비
백발 교주 백정기는 학교 폭력으로 숨진 상미 오빠의 장례식에 참석해 열변을 토한다. “새하늘님께 묻고 싶습니다. 왜! 도대체 왜! 저 귀한 아들을 데려가신 겁니까.” 가족의 열변을 대신하며 완벽히 상미네를 자기편으로 만들 만큼 달변가다. 하지만 백정기는 사기전과 8범, 죄수번호 6100번. 강간범에 불과하다.


백정기의 사도로 활약하는 조완태 역시 교도관 출신 인물이다. 여신도를 강간하고 약자를 무참히 폭행하는 등 사이비에 일조하는 악역으로 등장한다. 반면 백정기를 진심으로 믿었던 사도 강은실은 사이비로 남편과 갈등을 벌이다 살해한 전력을 가진다. 자기 딸을 백정기에게 바쳤지만 딸이 구선원의 실체를 알고 탈출하려다 사망했고 트라우마를 가진 채 상미네 가족을 다음 타깃으로 정하는데 전력을 다한다.

 

상미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교주/근거 없는 친절을 베풀며 아버지부터 내 사람으로 만드는 백정기 교주의 연기를 배우 조성하가 맡았다. ⓒOCN


◇종교의 자유를 내세운 구선원
상미 가족 구출 작전을 약속한 촌놈 4인방의 결성은 어려운 환경에서 피워낸 꽃 같다. 상미의 오빠를 죽음으로 내몬 일진 병석을 동철이가 만나 방어하려다 하반신 불구로 만들었다. 상환은 동철의 증인으로 서려고 했지만 끝내 서지 못한 채 동철을 소년원으로 보내었고 이대로 우정이 깨지고 만다. 3년이 지나 주먹다툼으로 과거를 넘어서고 상환을 포함한 4인방으로 결성해 상미네를 구출하기로 마음 먹는다.


구선원 침몰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상환의 아버지는 무지군수 한용민, 정훈의 아버지는 경사였다. 구선원으로부터 뇌물을 받는다. 당 최고위원까지 구선원 회원으로 활동할 만큼 세를 얻는다. 건물까지 마련하고 본격 포교 활동을 펼치는데 종교의 자유라는 이유로 건들 수 없는 무소불위 집단으로 성장해 간다. 평범한 소시민은 건들지 못하는 강한 집단, 구선원의 분열은 내부에서 시작한다.


◇구선원의 최후
사도 조완태와 강은실, 백정기의 엇박자가 수사기관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다. 잠입이 성공하고 내부 자료를 내빼는데 성공한 동철은 상미의 수행 자매 역할을 담당하는 홍소린 기자의 도움을 받는다. 경찰의 압수수색, 조 사도의 살해 혐의를 녹취물로 입수하는데 성공한 상환은 잠입한 동철과 함께 상미를 구하기 위해 힘을 쓴다.


새천국결혼식을 거행하여 상미에게 몹쓸 짓을 하려는 교주 백정기를 상환이 처치하는데 성공, 자기 실수로 방화한 백정기를 놔두고 상미와 함께 건물을 빠져나온다. 이미 교주를 의심한 강 사도는 구선원을 새롭게 할 거라는 새하늘의 계시를 받고 새 종교를 창시하고, 상미의 아버지는 교인으로 포교 활동을 이어간다.


끝없는 사이비의 후신은 바이러스처럼 퍼져가고 또 다시 악이 이름 모를 다른 얼굴로 등장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